"10년 뒤 우리, 여기서 다시 만나" 잊고 있었던 낭만이 말을 걸어왔다.
효율과 속도가 미덕이 된 시대, 예측 불가능한 약속만큼이나 비효율적인 것이 또 있을까요? "10년 뒤에 보자"는 말은, 어쩌면 "다시는 보지 말자"는 말의 가장 아련한 동의어일지도 모릅니다. 그런데 만약, 그 약속이 진짜라면 어떨까요? 우연히 KBS 다큐멘터리 3일의 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. 10년 전, 2015년 여름의 안동역. '내일로' 기차 여행을 하던 두 여대생이 촬영팀과 "10년 후 오늘, 이 시간,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"는, 어쩌면 무모하고 어쩌면 비현실적인 약속을 남깁니다. 그리고 카메라는 정말로 10년의 시간이 흘러, 약속의 그날 그 장소를 비춥니다. 영상을 보는 내내, 그리고 영상이 끝나고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을 읽는 내내, 저는 잊고 있던 어떤 감정이 울컥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..
2025. 8. 26.